1949년 중국공산당이 대륙의 정권을 획득함으로써 정권이 바뀌고 신중국을 건립하자 “구파”라는 표현법은 더욱 광범위한 찬동을 얻었다. 그리하여 민국(舊중국) 이래 대륙지구에서 출판된 무협작가의 모든 작품은 모조리 “구파”로 불리었다. 오래지 않아 이러한 구파소설은 모두 흑색과 황색 읽을거리의 행렬에 들게 되어 재출판하여 유통하도록 윤허(允許) 하지 않았다. 매우 분명하게, 예를 들어 평강불초생(平江不肖生), 조환정(趙煥亭), 고명도(顧明道), 요민애(姚民哀) 및 환주루주(還珠樓主), 백우(白羽), 정증인(鄭證因), 왕도려(王度廬), 주정목(朱貞木) 등 “북파오대가”4)의 무협 명저들도 모두 이 액운을 피하기 어려웠다. 이리하여 1950년을 전후하여 부분적인 구파 무협소설이 여러 과정을 거쳐 해운(海運)을 통해 대만으로 넘어와 판매되었고, 대만의 큰 거리와 작은 골목길의 책 대여점 내에서 계속 유통되어 한동안 남은 목숨을 겨우 부지해 나갈 수 있었다.
뒤이어 해협 양안이 완전히 막혀서 왕래가 두절되고 방비가 날로 강화되자 이로부터 공급이 중단되었다. 게다가 국민당정부의 보안방첩기관이 1951년부터 “계엄시기출판물관리통제방법”을 집행하여 이른바 공비에게 부역한 자(대만으로 건너와 함께 국난에 투신하지 않은 자를 가리킨다)의 작품을 전면 소탕함으로써 구파 무협소설이 자취를 감추도록 만들었다. 다만, 최소한 1959년 경총(警總)이 폭우전안(暴雨專案)을 꾸며내 조사·금지활동을 강화하기 전에는 이러한 “빛을 보면 죽는”전통무협소설은 여전히 소량 책방거리의 대여점에 소중히 보존되어 가게를 지키는 보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합법에서 불법으로 변하여 지하로 들어가 보존되면서 믿을만한 단골이 아니면 빌릴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대만무협 창작의 초기에는 단지 유명하거나 처음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무협작가이기만 하면 “구파”의 무협요람에서 계몽되고, 학습, 성장, 장성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 가운데 출도(出道)가 가장 일렀고 직업작가의 선구자가 된 낭홍완(郎紅浣), 태수생(太瘦生) 및 손옥흠(孫玉鑫), 성철오(成鐵吾, 海上擊築生) 등 3~5인이 있었다. 5)
그밖에 예를 들면 와룡생(臥龍生), 사마령(司馬翎), 제갈청운(諸葛青雲), 반하루주(伴霞樓主), 독포루주(獨抱樓主), 묵여생(墨餘生), 남상야수(南湘野叟), 무릉초자(武陵樵子), 동방옥(東方玉), 모용미(慕容美, 煙酒上人), 고용(高庸, 令狐玄), 정검하(丁劍霞), 조약빙(曹若冰), 옥영연(玉翎燕) 및 고룡(古龍), 소일(蕭逸) 등 작가의 대다수가 1956년 이후에 비로소 전업으로 무협창작에 뛰어들어 그 후 15년 동안의 무협 붐을 일으켜 나갔다.
이것은 바로 한 가지 사실을 설명해주는데 즉 조기 대만무협의 저명작가 및 무협 신예의 대부분이 첫 번째 10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재능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창작의 영감 역시 각각“구파”무협명저, 특별히 북파 5대가의 대표작 예컨대, 환주루주의 촉산검협전 시리즈, 백우의 십이금전표(十二金錢鏢) 시리즈, 정증인의 응조왕(鷹爪王) 시리즈, 주정목의 만굴풍운(蠻窟風雲) 시리즈 및 왕도려의 학경곤륜(鶴驚昆侖)~철기은병(鐵騎銀瓶) 5부작 등으로부터 나왔다. 그들은 그 안에서 제재(題材)를 고르기도 하고 혹은 장점을 참고하거나 인물과 플롯을 모방 내지는 많은 부분을 표절하기도 하는 등 한 가지에 그치지 않았다. 이러한 일들은 대체로 홍콩의 무협쌍패천(武俠雙霸天-무협천하를 제패한 두 사람)“ 김용, 양우생의 창작 성과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도 역시 구파무협 전배(前輩)를 모범으로 삼아 성공하였으므로 대만의 동문 사형제와 본질적인 차이는 없었기 때문이다. 6)
하물며 김, 양 두 대가의 조기 저작이 대만으로 넘어 와서는 모두 금지(警總의 금지도서목록-1958년 증보수정을 보라) 되었다는 것을 보면 설명하지 않아도 자명할 것이다.
註 4) 북파오대가는 1930년대에서 1940년대에 華北 문단에서 활약한 무협명가 다섯 분으로서 차례대로 환주루주, 백우, 정증인, 왕도려 및 주정목이다. 섭홍생의 “論劍-武俠小說談藝錄(1994년 臺北聯經版, 1997년 上海學林版)에 수록된 중국무협소설사론 5. ”북파오대가가 독특한 풍격을 세우다”를 참고할 수 있다.
註 5) 태수생은 오래된 무협작가로 가장 일찍 자립만보에 독안귀견수(獨眼鬼見愁, 1954년)를 연재하였고, 그 후 다시 兒女雙劍(1955년), 劍底游魂(1956년), 兒女情仇(1956년), 五毒梅花針(1957년) 등 중편무협소설을 집필하여 낭홍완과 비슷한 지위에 있었지만 조금 뒤진 정도였다. 그리고 손옥흠은 설서인(說書人) 출신으로서 무협소설 작가로 성공하였으므로 경력이 매우 오래되었다. 그는 최초에 1953년 9월 자립만보에 풍뢰자웅검(風雷雌雄劍)을 발표하였으나 그 기간이 길지 않아 단지 34일에 그쳤다. 5년 후 비로소 정식으로 직업소설가가 되었고, 작품이 상당히 많다. 성철오는 1955년 전후에 출도하였고, 연갱요신전(年羹堯新傳)으로 한 시기에 명성을 떨쳤다.
註 6)김용, 평생과 저작을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하다(金庸暢敍平生和著作), “김용방문기(金庸訪問記) 및 문인논무(文人論武) 등 방문취재 저술에서 김용은 ”어려서부터 무협소설 보기를 좋아했다.“ 평강불초생의 강호기협전과 근대협의영웅전은 일찍이 그를 매혹시켰고, ”백우, 환주루주도 내게 영향을 주었다“.고 인정하였다. (제자백가가 김용을 보다(諸子百家看金庸) 제3집에 수록. 臺北 遠景出版公司, 1985년). 또한 우금(尤今)이 지은 ”도광검영 가운데서 시사가부를 감상하다(寓詩詞歌賦於刀光劍影之中)“ 의 취재저술 가운데 양우생이 스스로 ”나의 조기소설은 확실이 일찍이 백우의 있는 그대로를 쓰는 풍격(風格)의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하였다. (韋淸 저, 양우생과 그 무협소설(梁羽生及其武俠小說), 홍콩, 韋淸서점, 1980년)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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