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글이나 댓글을 보면
'~했다. ~했다. ~다.'
로만 문장을 끝맺음 하는 글을 싫다고 하는 분들이 보이는데요
그 분들을 비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다'가 아니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정말로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당장 생각나는 작가가 없어서 일단 하얀 늑대들의 윤현승 작가의 글을 찾아봤는데요
검은 머리카락의 소년은 아무리 봐도 열다섯에서 기껏해야 한 살 더 많을 정도로 어렸다.
십 년은 객지 생활을 한 것처럼 찌들고 지저분한 차림새였고, 얼굴은 1년쯤 씻지 않은 것처럼 더러웠다.
‘저 옷도 입은 다음에 한 번도 안 빨았을 거야.’에밀은 주저앉은 채로 소년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폈다.
소년이 짊어지고 있는 누더기 배낭은 하도 많이 꿰매서 이젠 바늘로 쿡 찌르면 안에 든 물건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대신 그런 행색에 어울리지 않게 칼은 끝내줬다. 그리고 칼솜씨는 더 끝내줬다.
‘어린아이치고는 제법이다, 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도 없겠어.’검은 머리 소년은 손에 묻은 피를 로브에 탁탁 털어 닦아내면서 힐끔하고 에밀을 쳐다보았다.
딱히 경계하는 눈빛은 아니었다. 그래도 에밀은 겁을 먹었다.
‘설마 내가 다음 차례인 건 아니겠지?’자신보다 대여섯 살은 더 어려 보였지만,
에밀은 그 아이와 자존심 싸움을 하고 싶은 생각은 요만큼도 없었다. 조금이라도 위협하면 달아날 생각이었다.
‘그건 이놈의 후들거리는 다리가 움직여 줄 때 얘기겠지.’에밀에게는 무기도 없었다.
주머니칼 하나 있는 건 치즈나 겨우 썰 수 있는 거라, 무기라고 할 수도 없었다.
“저…….”에밀이 가까스로 입을 떼자, 소년이 손을 불쑥 내밀었다.
“내놔.”“뭐, 뭘?”“돈이랑 먹을 거, 다.”에밀은 소년의 등 뒤에 죽어 있는 사내들을 돌아보았다.
한국 판타지에서 수작으로 꼽히는 하얀 늑대들의 윤현승 작가도 크게 다를 것은 없어 보입니다
가끔가다가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라는 식의 문장이 나올 수는 있겠죠
하지만 우리나라 문장 구조의 특징상, 사실 '~다'로 끝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문장의 형태인데
오히려 '~다'체가 싫다는 말 때문에 의도적으로 '~다'체를 피하려고 하면 어색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혹시 '~다' 체가 싫다는 분들이 예를 들 만한, '~다'체가 아닌 잘 쓴 소설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식으로 문장이 구성되어 있나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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