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글이 이런 글이라 죄송합니다. 저도 평가좀 해주세요.

1, 도망친 공주

무더운 여름이 한창인 어느 날 .

평소라면 내리쬐는 강렬한 햇볕에도 불구하고 농부들은 논과 밭에서 일을 하고 아낙네들은 물을 길어오거나 새참을 만들 시간이다 .

성 밖에 서서 불에 타는 논과 밭을 한동안 바라보던 선혜공주는 품에 안고 있던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 아이는 굵은 눈썹과 날카로운 눈빛에 꾹 물린 입술이 강한 인상을 주었다 . 아이를 보며 슬며시 나오는 눈물을 옷깃에 훔친 공주는 자신의 옆에 서 있던 마차에 올랐다 . 불에 타고 있는 나무들은 더욱 강렬히 타면서 부러지는 소리를 냈다 . 공주가 성에서 탈출한 지 5 분도 안되어서 성에서는 큰 종소리가 울리었다 .

날이 어두워지며 호위무사 열 댓 명에게 호위를 받으며 한참을 달린 마차가 숲 속을 지나 한 길목에 멈추었다 . 무사들 중 유달리 갑옷이 달라 보이는 이가 다른 이들에게 손짓으로 길목을 한 바퀴 빙 두르는 시늉을 했다 . 그러자 모두가 마차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퍼져나가 숲 속으로 들어갔다 . 곧 마차에 앉아 있는 선혜공주가 모습을 보였는데 밝은 녹색의 저고리와 붉은 치마를 수놓은 금색 자수들이 어둠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

성큼 다가간 호위무사가 무릎을 꿇자 공주가 그를 보았다 . 깊은 슬픔에서 깨어나 멍한 표정이었다 .

“ 선혜공주님 . 이제 곧 인간의 구역을 벗어나는 도깨비들의 숲으로 들어갑니다 .”

호위무사가 말하자 공주는 손에 끼고 있던 옥가락지 ( 반지 ) 를 어루만졌다 . 그녀는 하느사리 국가의 침공을 받은 맥제 국가의 공주 3 녀 중 막내이며 늦둥이 인만큼 어린 나이 20 세였다 . 마차를 중심으로 탐색을 나갔던 무사들이 하나 둘 돌아왔다 .

“ 일대 주변은 아무런 이상 없습니다 . 다른 분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 탁순님 .”

탁순은 무사들의 보고를 받고 덤덤하게 공주의 앞에 다가가 머리를 숙였다 .

“ 여기서 결정을 하셔야 합니다 공주님 . 바로 도깨비들의 숲으로 들어갈지 , 여기서 하룻밤을 쉬고 들어갈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본래 자란 국가가 사라졌으니 선혜공주의 도피처에 대한 이야기였다 . 그러자 공주가 옥가락지를 어루만지다 말고 그를 보았다 .

“ 탁순님 , 다른 언니들은 아직인가요 ?”

공주의 표정은 뭐라고 딱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통탄에 빠진 표정이었다 . 탁순은 그녀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 맥제 국가의 본 성이 함락당하며 같이 탈출을 도모한 공주들 중에 유일하게 혼자만이 살아남았다 . 그들은 살아서 도깨비들의 숲의 입구에서 만나자고 하였지만 도착한 것은 그녀 혼자였기 때문이다 .

“ 언니들은 아직 도착하지 못 한게 아닐까요 ?”

“ 아닙니다 . 저희들이 공주님들을 모시고 숲의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 만에 하나를 생각하여 만나기로 한 위치는 각자 다릅니다 . 그래서 도착 즉시 무사들을 보냈지만 …….”

굳어진 얼굴로 탁순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

“ 아무도 없었습니다 .”

“…….”

“ 그래서 이제 결정하셔야 합니다 .”

“ 그래요 . 여기까지 오느라 무사들도 지치었을텐데 하루를 머물고 날이 밝으면 가도록 하는게 낫겟지요 ?”

“ 예 공주님 . 이 도깨비들의 숲은 밤에 들어가기에는 저희가 아는 정보가 너무 적습니다 . 그러니 공주님의 말씀대로 날이 밝으면 출발하는게 나을 듯 합니다 .”

“ 알겠어요 .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

선혜공주의 목소리에서 깊은 떨림이 느껴졌다 . 탁순은 공주의 말을 듣고 무사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

도깨비들의 숲은 인간들의 역사에서 자세히 쓰여진 적이 없다 . 그나마 인간들의 국가 중 선혜공주가 속한 맥제 국가만이 유일하게 도깨비들과 교류를 했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 하지만 그것도 먼 과거의 일이기에 , 교류했다는 사실도 맥제 왕족들의 역사교육에서 한장을 차지 할 뿐이었다 .

하늘을 지그시 올려본 선혜공주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 어두운 밤이어도 또렷한 눈매에 곧게 선 콧날과 앵두 같은 입술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발하고 있었다 . 탁순은 무사들에게 지시를 끝내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 그는 한 평생 맥제 국가에서 근무하며 무사로서 긍지를 지키며 자라왔다 . 그러던 중 31 세에 어떠한 사고로 문관이 되었으며 국왕의 눈에 들어 그녀를 보필하게 되었다 . 처음은 권력의 중심지에서 멀어진다 생각하여 낙심했었다 . 하지만 그러한 생각도 잠깐일 뿐이었다 . 탁순의 삶에서 그녀의 인생 대부분을 보필하며 보낸 15 년 이란 시간은 즐거운 시간 중 하나였다 .

  탁순은 선혜공주의 시녀에게 물통을 건네며 공주를 바라보았다 .

“ 최대한 흔적을 지우며 여기까지 왔지만 추격자가 도착한다면 급히 떠나야 합니다 .”

“…….”

“ 그러니 공주님은 가급적 체력을 아끼셔야 합니다 .”

“ 탁순님 , 정말 도깨비들이 있을까요 ?”

선혜공주가 옥가락지를 다시 어루만졌다 .

“ 글쎄요 . 맥제국가의 역사가 사실이라면 그들은 분명 있겠지요 . 그리고 약속의 증표를 그들이 잊지 않았다면 우리를 꼭 도와줄 것입니다 . 그러니 공주님은 괜한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잊지마시기 바랍니다 .”

“ 그래도 천 년이 다되어가는 이야기인데 사실일까요 ?”

“ 분명 사실입니다 . 역사가 오래되면 신화가 되기도 합니다만 과거 교류가 있었던 기록이 있으니 저는 확신합니다 .”

“ 만약 사실이라고 해도 그들이 우리를 위해 도와줄까요 ? 그때쯤이면 궁전과 성벽은 무너지고 하느사리의 깃발이 올라와 있을텐데요 .”

“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아직 선혜공주님과 왕자님이 살아계시지 않습니까 .”

탁순의 말에 선혜공주는 머리를 끄덕였다 . 그와 동시에 시녀가 안고 있던 아이가 울음소리를 냈다 .

“ 곧 무사들이 먹을 것을 구해 올 것입니다 . 마차에서 쉬고 계시지요 .”

몇 시간 후 달이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 , 탁순은 숲에서 들려오는 어수선한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검을 조용히 움켜 쥐었다 . 몇 몇의 무사들도 그와 같은 느낌을 받았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숨을 죽이고 있었다 . 모두 얼굴에 깊고 �汰� 상처들이 가득한 일당백의 무사들이었지만 혹시나 모를 야습에 긴장한 모습이 또렷했다 .

탁순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선혜공주가 쉬고 있는 마차를 바라보았다 . 마차위로 시녀의 얼굴이 빼꼼히 올라와 바깥은 둘러보고 있었다 . 탁순은 마차로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

“ 공주님 일어나셨습니까 ?”

“ 네 , 무슨 일이지요 탁순님 ?”

탁순은 고개를 돌려 마차 주변을 바라보았다 . 무사들은 모두 잠에서 깨어나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며 어수선한 숲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 공주가 있는 곳과는 달리 그곳은 풀과 나무들이 심하게 흔들리며 소음을 내고 있었다 . 탁순이 다시 마차로 고개를 돌렸다 .

“ 추격자가 붙은 것 같습니다 . 불 빛은 보이지 않는데 낌새가 수상합니다 .”

“ 그들이 벌써 여기까지 왔단 말이에요 ?”

마차에서 나온 공주가 시녀에게 아이를 맡기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

“ 예 , 그렇습니다 . 그러니 만에 하나 조금씩 숲으로 도망칠 준비를 해야 할 겁니다 .”

“ 알겠습니다 . 탁순님의 지시를 따라야지요 . 마차에서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 편한대로 해주세요 .”

“ 예 , 알겠습니다 .”

탁순이 별게 아니라는 듯 가볍게 대답했지만 선혜공주의 표정은 긴장되어 있었다 . 탁순은 경계하던 무사들에게 일일이 다가가며 조용히 말했다 .

“ 우리의 임무는 공주님의 신변보호다 . 만에 하나 상황이 발생한다면 , 온 힘을 써서 맞서 싸울 필요 없다 . 최대한 공주님을 중심으로 길을 따라 숲으로 도망친다 .”

탁순의 말을 들은 무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 그들은 떠날 채비를 하며 경계태세를 계속 유지했다 . 탁순은 다시 마차로 돌아갔다 . 공주는 마차에 아이를 품고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

소란스런 숲은 다시 격하게 나무들이 흔들리고 소음들이 뚜렷이 들리기 시작했다 . 무사들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마차로 모여들었다 .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 , 풀이 꺽이는 소리 , 말발굽 소리들이 들렸다 . 그들은 하느사리 국가에서 보낸 추격자들일 것이다 . 탁순은 손을 들어 마차를 한 바퀴 돌며 무사들을 집중시켰다 .

“ 최대한 천천히 , 조용히 이동한다 .”

마차와 무사들은 속도를 내지 않고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탁순은 마차 옆에 붙어 공주를 보았다 . 공주는 그를 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 그리고 고개를 돌려 무사들을 둘러보았다 . 하나같이 소란스런 뒤쪽 숲을 경계하며 이동하고 있었다 .

“ 어딜가시나 ?”

낯선 목소리는 오히려 마차 앞쪽에서 들렸다 . 무사들은 숨을 죽이고 마차 앞쪽을 바라보았는데 하느사리 국가의 무장을 한 병사가 말을 타고 서있었다 . 마차의 옆쪽에 있던 탁순이 제일 앞으로 나왔다 .

“ 우리가 가는 길을 막으면 죽는다 . 먼저 칼을 뽑아도 죽는다 .”

그러자 그들을 막고 있던 병사가 한 손을 높게 올렸다 . 그와 동시에 그의 뒤쪽 숲 속에서 횃불들이 일제히 밝혀졌다 . 그 수는 어림잡아도 100 개는 넘어보엿다 .

그 순간 탁순의 말이 튕겨나가듯 앞쪽으로 튀어나가더니 칼을 뽑아 병사의 몸을 베었다 . 그리고는 호위무사들에게 소리쳤다 .

“ 나를 따라와라 ! 최대속력으로 이동한다 . 추격자들이 이렇게 많이 도착했을리가 없다 . 횃불수는 거짓이다 . 나를 따라와라 .”

탁순의 말에 공주가 탄 마차는 물론 호위무사들이 다같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다시 정면을 바라본 탁순은 횃불들을 자세히 보며 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 그의 생각대로 몇 개의 횃불은 땅에 고정되어 있었으며 일부 횃대들은 줄로 연결되어 불길이 이어졌다 . 하느사리 병사들은 몇 몇 보이지 않았다 . 오히려 아까부터 소란스럽던 숲 속에서 병사들이 튀어나왔다 .

“ 잡아랏 ! 공주를 놓치지 마라 !”

최후미에 있던 호위무사 댓 명이 그들을 경계했지만 이미 늦었다 . 순식간에 화살이 날아와 그들을 맞추어 쓰러트렸다 . 그들은 말에서 떨어졌지만 쫓아오는 병사들이 소리를 질러 그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남은 무사들은 마차를 우선시 하며 달라붙은 추격자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

오히려 탁순이 이끌고 있는 선봉이 후방보다는 느슨했다 . 말을 타고 있는 병사는 보이지 않았으며 횃불을 밝히기 위해 있던 보병들이 간간히 길을 막으면 헤치울 뿐이었다 .

“ 젠장 , 조금만 더 가면 되는데 .”

탁순은 선봉을 다른 무사에게 맡기고 속도를 늦추어 후방으로 붙었다 .

몇 시간 뒤 , 이른 아침

자신의 아이에게 젖을 다 물린 선혜공주가 마차에서 내리어 무사들에게 다가갔다 . 풀과 나뭇잎들로 피 묻은 검을 닦고 있던 탁순과 2 명의 호위무사가 냉큼 검을 검집에 넣었다 .

“ 공주님 .”

이정도 필력이면... 어떨까요?

다독하신분들이 이곳에 많은 것 같아 물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