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금리 6차례 연속 동결…인플레에 인하 시점 ‘뒤로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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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요란, 지배구조 개선은 난망
수정 2024-05-02 18:37 등록 2024-05-02 18:03

정부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방안으로 추진해온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내용을 2일 공개했다. 2월26일 1차 세미나 때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공시 방안과 이를 독려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내용을 담았다. 뼈대는 상장사들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하여 1년에 한차례 공시하게 한다는 것이다. 구체안이 나왔지만,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실망스러운 반응을 넘기엔 이번에도 역부족이었다.

시작은 요란했다. 1월17일 금융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해 상장사의 주주 환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이 시작이었다. 1월24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투자협회 간담회에서 상장사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를 권고하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 개발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겠다고 했다. 주당 순자산가치에 견줘 주가가 싼 상장사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1월17일 이후 5월2일까지 코스피지수가 7.45% 오르는 동안 코스피 보험업종지수가 23.03%, 금융업종지수가 16.47% 오르는 등 주가 부양 효과가 있기는 했지만, 이는 밸류업 프로그램 자체보다는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관련 세제 지원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 상장사 주가가 같은 실적을 내는 선진증시 상장사에 비해 낮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는 주주 환원 미흡이 꼽힌다. 그 밑바탕에 재벌기업 대주주의 배타적 이익 추구를 가능하게 하는 낡은 기업지배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가 자율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중장기 목표와 실천계획을 밝히도록 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상벌은 거의 없다. 주가 관리를 위해 적극 노력하는 기업도 있겠지만, 시장 압력이 기업구조 개선까지 이어지길 기대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노력 증가 기업에 대한 법인세 세액공제를 도입하고, 배당 확대 기업 주주의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분리과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금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별 관계가 없는데, 밸류업 프로그램에 기업과 주주에 대한 감세를 슬쩍 끼워넣었다. 그로 인해 주가는 이미 올랐고, 실행에 옮길 경우 ‘세수 감소’라는 부작용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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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금리 6차례 연속 동결…인플레에 인하 시점 ‘뒤로 뒤로’
수정 2024-05-02 18:00 등록 2024-05-02 17:27

‘금리를 올릴 이유도 없지만, 내릴 이유도 없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정책금리를 현재 수준(연 5.25~5.50%)으로 동결했다. 지난해 9월 이후 6회 연속 동결이다.

시장의 관심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추가적인 매파(통화 긴축)적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집중됐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공개 연설에서 “(금리 인하 시점은)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사실상 뒤집어 금융시장을 크게 출렁이게 했다. 이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는 물 건너가고 오히려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등장했던 터였다.

파월 의장은 이날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강력한 긴축 메시지를 내놓진 않았고 금리 인상 우려에 대해서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는 “현 통화정책 수준이 충분히 제약적(긴축적)”이라며 “다음번 정책금리 조정이 금리 인상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또 높은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할 때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동반한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다고도 했다. 나아가 연준은 6월부터 양적긴축(QT) 속도를 늦추기로 결정했다. 비록 정책금리는 또 동결했지만,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시중에 매각하거나 재투자하는 대차대조표 정책에서는 통화 완화적인 정책을 펴나가기로 한 셈이다.

시장은 연준과 파월 의장의 인식이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라고 해석하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금리 인상) 불안감이 해결됐다”고 평가했다. 파월의 회견 이후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고, 미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경직적 물가’에 대한 연준의 우려는 더 뚜렷해졌다. 연준은 이날 공식 성명에서 “최근 몇달간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추가 진전이 부족(하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물가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점을 공식 성명에 넣어 경계감을 더 강화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지속가능한 경로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확신은 최근 데이터로 인해 이전보다 낮아졌다”고 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을 더 낮추는 발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두고 “금리를 올릴 상황은 아니지만, 인하 여건도 나빠졌다는 모순된 인식”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연준의 금리 동결 조처 발표 직후에 시장의 금리 인하 컨센서스(페드워치)는 ‘연내 한차례, 9월 금리 인하’다. 추가 인하 시기는 내년 1월로 나타난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연준이 ‘기다리며 지켜보자’(wait and see)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더 길게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인하 시기는 더 늦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오는 23일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한국은행도 금리 조정 가능성을 진전시키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는 물가뿐 아니라 환율 불안까지 겹친 상태여서 이미 역대 최대(2%포인트)인 한·미 금리 격차를 더 벌리며 미국보다 앞서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운 처지다. 정부와 한은은 2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주요국 금리 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회승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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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한국 올해 성장률 전망치 2.2%서 2.6%로 높여
수정 2024-05-02 18:25 등록 2024-05-02 17:36

“반도체 중심 글로벌 수요 반등, 한국 수출 촉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대비 0.4%포인트 높인 2.6%로 수정했다. 예상보다 빠른 수출 회복세를 반영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이시디가 29일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성장률은 2023년 1.3%에서 2024년 2.6%로 강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오이시디가 지난 2월 중간전망 때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2.2%)와 비교해 0.4%포인트 상향한 것이다.

오이시디가 주목한 부문은 수출이다. 보고서는 “반도체 중심의 글로벌 수요 반등이 한국의 수출을 촉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이시디는 지난해 11월 올해 한국 수출이 전년 대비 4.0% 증가한다고 전망했는데, 이번에는 증가율 전망치를 5.5%로 크게 올렸다. 예상보다 빠른 수출 회복세가 올해 한국경제 성장을 이끈다고 평가한 것이다.

기재부 핵심관계자는 “오이시디가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1분기 성장률 속보치(1.3%·전분기 대비)를 반영해 전망치를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오이시디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과 달리 부진을 겪고 있는 내수 시장은 올해 말부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연말께 물가상승률이 2%대 초반에 근접하고, 이에 따라 하반기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다만, 한은이 하반기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당장 연말부터 내수가 확연하게 되살아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보고서를 내어, 정책금리(기준금리) 변화의 효과는 3∼4개 분기 뒤에야 본격적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케이디아이가 지난 10년간의 거시경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하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3개 분기 후에 각각 최대 0.7%포인트 및 2.9%포인트씩 증가했다. 연말에 기준금리를 내리면 본격적인 내수 진작의 효과가 빨라도 내년 9월은 돼야 나타난다는 뜻이다.

한편, 오이시디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로 이전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하면서 “세계 경제가 저점을 지나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미국경제 성장률은 기존 2.1%에서 이번에 2.6%로, 중국경제 성장률은 4.7%에서 4.9%로 올렸다.

안태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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