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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밸류업…지배구조 우수기업이라고 회계감사 완화?
수정 2024-04-02 18:48 등록 2024-04-02 16:01
지배구조 우수기업,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면제
“회계 투명성 강화 역행” 지적도
정부가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하나로 지배구조 우수 기업에 회계 감사 관련 규정을 완화해주기로 했다. 기업의 자발적인 밸류업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유인책을 제공한다는 취지인데, 회계 투명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간담회’에서 “정부는 감사 관련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을 우대하고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유도하고자 감사인 주기적 지정 면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는 상장사 등이 외부 감사인(회계 법인)을 6년간 자율적으로 선임하면 이후 3년은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회사가 마음대로 감사인을 고르면 회계 보수를 지급하는 기업과 보수를 받는 회계 법인 간 ‘갑을 관계’가 형성돼 부실 감사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18년 도입됐다. 앞서 2017년에 터진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분식 사태 재발을 막자는 취지다.
금융위는 내년부터 외부기관 및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지배구조 평가위원회가 선정한 지배구조 우수 기업을 대상으로 감사인 주기적 지정을 면제할 계획이다. 면제 기간은 3년을 검토 중이다. 지금도 독립적인 외부 감사인을 선임하고 경영진을 견제·감시할 수 있는 내부 감사 기구를 갖춘 기업엔 감사인 지정제가 불필요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이를 위해 올해 2분기 중 구체적인 평가 기준과 방법, 면제 방식 등을 정하고 외부감사법 시행령 개정 등을 거쳐 내년에 실제 사례 선정에 나설 방침이다.
또 내년 5월 정부 주도로 신설하는 ‘기업 밸류업 표창’ 수상 기업 10여개사의 경우 주기적 지정 면제 심사 때 가점을 주기로 했다. 아울러 표창 수상 기업은 회계 기준 위반에 따른 감리 제재를 감경하고 거래소에 내는 각종 비용도 면제한다.
예를 들어 상장사가 매년 상장 유지를 위해 거래소에 납부하는 연 부과금과 유상증자·상호 변경 등으로 추가·변경 상장을 할 때 부과하는 수수료를 물리지 않겠다는 얘기다. 거래소로부터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돼도 위반 사항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아니면 벌점 및 제재금 부과 등 처분도 1회에 한해 6개월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같은 금융 당국 조처가 회계 투명성 강화라는 그간의 정책 기조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형성하는 밑바탕이 되는 회계 감사를 기업을 옥죄는 ‘규제’로 여기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의미다. 금융위 관계자는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강력 처방”이라며 “잘하는 기업에까지 제도를 일괄 적용할 게 아니라 의무와 인센티브를 함께 부여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박종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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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직원 연봉격차 더 벌어져…카카오 98배, 이마트 77배
수정 2024-04-02 18:51 등록 2024-04-02 15:48
지난해 평균 연봉 격차 24배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과 보수 최고액을 받은 임원들의 평균 연봉 격차가 24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약 23배)보다 격차 폭이 커진 것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2일 발표한 ‘업종별 최고연봉 경영인과 직원 평균 연봉 격차 현황’을 보면, 국내 291개 기업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8713만원, 이들 기업 경영진 가운데 최고 연봉자의 보수 평균은 20억9588만원이다. 최고 연봉자 대비 직원 연봉의 평균 격차는 24.1배로 전년(22.7배)보다 격차 폭이 커졌다. 이는 직원 평균 연봉이 전년(8965만원) 대비 2.8% 감소한 것과 달리, 최고 보수를 받는 경영진 연봉은 같은 기간(20억3608만원) 2.9%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직원 연봉은 등기임원을 뺀 연 보수이며 최고 연봉자·직원 보수에는 모두 퇴직금도 포함돼 있다. 또 스톡옵션 등 주식기준보상의 실지급액도 반영된다.
업종별로는 유통 부문의 연봉 격차가 가장 컸다.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5841만원) 대비 최고 연봉자 평균 연봉(20억9177만원)은 35.8배 더 많았다. 이어 식음료(34.9배), 정보통신(IT)·전기·전자(31.7배), 서비스(31배), 자동차·부품(28.3배) 부문 등의 순이었다. 가장 격차가 작은 업종은 은행(9.6배)이다. 이는 은행에는 지배주주가 없는 반면, 나머지 산업에선 총수 등 지배주주가 일반 직원은 물론 전문경영인보다 월등히 높은 보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별로 보면, 카카오의 연봉 격차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남궁훈 전 대표는 직원 평균 연봉(9978만원)의 98배인 98억9900만원을 받아갔다. 이는 스톡옵션 행사 이익(94억3200만원)이 포함된 액수다. 이마트(77.1배), 현대자동차(70.1배), 하이트진로(68배), 엔씨소프트(67.7배), 삼성바이오로직스(66.9배), 현대백화점(66.8) 등이 연봉 격차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기업인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아간 이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다. 그는 7개 그룹사에서 모두 212억8100만원을 타갔다. 이어 정의선 현대차 회장(122억100만원), 김승연 한화 회장(108억200만원), 이재현 씨제이(CJ) 회장(99억3600만원),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98억9900만원), 김동관 한화 부회장(91억9900만원), 박정원 두산 회장(84억2900만원), 구광모 엘지(LG) 회장(83억2900만원) 순으로 보수가 많았다. 이 집계에선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와 같은 주식기준보상의 부여분은 빠져 있는 터라 이를 반영하면 최다 보수자 순위는 바뀐다.
김경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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