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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사외이사 겸직하는 비상임위원…“문제 없다”는 공정위
수정 2024-03-07 20:32 등록 2024-03-07 16:41
시민단체 “이해충돌” 지적에 공정위 “직업선택 자유도 존중해야”
국내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 조성진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기로 하면서 조 위원을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조사하고 제재하는 공정위 위원이 규율 대상인 기업체 사외이사로 활동을 이어가면, 공정위 의결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공정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제개혁연대는 7일 논평을 내어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15일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조 위원을 사외이사 후보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며 “시장 감독업무를 수행하는 공정위 비상임위원의 기업체 사외이사 선임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앞서 조 위원은 지난해 3월 임기 3년의 공정위 비상임위원으로 위촉된 바 있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인 그는 아모레퍼시픽 사외이사로 활동 중에 공정위 비상임위원으로 위촉됐고, 곧바로 세아홀딩스 신규 사외이사로도 선임됐다.
논란이 이는 대목은 조 위원이 공정위 비상임위원으로 규제 대상 기업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공정거래법에는 이런 활동을 제약하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공무원 신분이 아닌 비상임위원의 경우, 금지되는 활동은 정당가입과 정치운동뿐이다. 이 때문에 비상임위원으로 위촉된 뒤에도 기업체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공정위는 문제 없다는 태도다. 공정위 핵심 관계자는 “위원들은 본인 관련 법인이나 사건이 있으면 제척·기피·회피신청을 한다. (비상임위원이 사외이사로 활동하더라도) 관련 업무처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또 다른 관계자도 “오랜 시간 걸려서 열심히 기업을 조사해놓고 이해충돌 문제가 빚어지면 무용지물이 되기에 위원들이 자신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으면 제척이나 회피신청을 한다. 직업선택의 자유도 있는 만큼 (비상임위원들에게) 사외이사 활동 등을 못하게 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는 공정위와 마찬가지로 합의제 행정기관인 금융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의 관행과는 거리가 멀다. 경제개혁연대 쪽은 “금융위원회법에도 비상임위원에게는 겸직 금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지만, 현재 금융위와 증선위 비상임위원 가운데 기업체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경우는 없다”며 “감독 기능을 수행하는 위원회 경우, 비상임위원에게도 상임위원 수준의 겸직 금지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겨레는 조 위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조 위원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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