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어렵다 느끼는 분들은 맨체스터 바이더 씨나 토니 에드만을 보고 오시면 되겠습니다.
진짜 어려운 영화는 그런거지 이정도면 예술영화에선 평이한 수준이에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다음은 영화를 보면서 생각한 장면들입니다.
1. 용석 (아버지)의 메타포
아들이 아버지의 차키를 찾으면서 열어본 금고에 들어있는 칼을 찾는 부분은 너무 이질적입니다.
낡아빠진 집에서 먼지에 쌓인 창고에서 금고를 열었더니 너무나 깔끔하게 손질되어있는 칼이 준비되어있네요.
이 영화에서 메타포를 계속 이야기하는데 변호사 (문성근)이 아들 (유아인)에게 이야기 한 점을 생각해보면 파주 집 자체가 아버지의 메타포인듯 합니다.
낡은 집에 숨겨져있는 잘 숨겨진 날카롭게 준비된 칼 = 실패한 삶을 살았지만 마음속 자존심 하나만큼은 으뜸인 아버지
유아인은 스티븐 연에게 계속 열등감을 느꼈는데 아버지의 칼로 스티븐 연을 찔렀다는 점도 중요한 점일 듯 합니다.
특히 아버지가 끝까지 자기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징역을 사는 것을 보고 난 후에 실행했다는 점에서...
2. 스티븐 연이 화장시켜주는 장면
스티븐 연이 살인자라는 간접적인 증거는 차고 넘치지만 직접 살인을 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네요.
오히려 마지막에는 여자애를 화장시켜주는 장면을 넣었네요.
화장품 박스를 여는 그 순간 아마 유아인은 칼이 들어있는 금고문을 열고 있었겠죠. 그걸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고..
스티븐 연이 여자를 죽이기 전에 화장을 하는건 무슨 의미일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그냥 사이코패스의 행동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씬이 길었어요.
3. 여자 (신혜미)의 존재감
그냥 살해당하는 여자친구의 피해자의 모습으로 혜미를 보여주지 않았어요.
현실은 카드빚때문에 집에서도 의절당했고 가족에게까지 거짓말쟁이로 매도 당하지만
Great Hunger로 자신을 생각하고 풍부한 감정을 보여줬어요. 마치 더러운 자신의 방처럼요.
죽고 난 후에 오히려 깔끔하게 정리된 방. 스티븐 연의 집처럼 깔끔해져버렸죠.
4. 스티븐 연의 마지막
스티븐 연은 마지막에 자신이 죽을걸 알고 간거에요.
혜미를 자신이 죽였으면 혜미랑 같이 있다는 유아인의 거짓말을 모를리가 없죠.
마지막에 죽는 장면에서도 분노나 놀라움의 감정선이 전혀 없고 오히려 유아인을 안아요.
반포집에서 헤어질때 베이스를 느끼라고 하면서 오히려 묻는 듯이, 너 지금 베이스가 뜨거워지고있니?
스티븐 연 진짜 이번 작품에서 너무 빛났네요.
5. 스티븐 연의 모임
그 모임에서 스티븐 연이 저번에 만난 여자와 다른 여자를 또 데려왔는데도 그걸 묻는다거나 궁금해하는 사람이 없어요.
살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은 장면이죠. 2달에 한번씩 여자를 죽이고 유기하는데 이걸 남자 혼자한다고 생각하기보단 이들이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고 죽인다고 생각해야겠죠.
이들도 스티븐 연처럼 여자를 또다른 비닐하우스 정도로 생각하죠. 혜미가 춤추는 걸 보면서 즐기는 모습을 보면 마치 동물원 원숭이 보듯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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