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작보다 과도한 우아함? 을 줄인 대신 채워 넣은 리얼리티와 액션, 묘사가 조....금
아쉽긴 합니다.
케네스 브래너 스타일이 항상 이런데 본인 연기력은 참 대단한데, 연출과 제작을 함에 있어선
뭔가 2% 모자라는 느낌. 극을 많이 한 배우라서 모든걸 너무 무리한 극적 연출, 마무리를
하려는 특징이 강하죠. 올드 스쿨 스타일에 거부감이 없는 분들이어야 좀 재미를 붙이실 수 있을 듯.
마무리가 저런 식으로 각색되어야 했나....싶었습니다.
그리고...그런 액션들을 꼭 넣었어야 했나....하는. (현 세대 관객들 취향을 맞추려고 좀 무리를 한거 같아요.
차라리 범죄현장 묘사를 좀 더 많이해서 관객이 같이 추리하게끔 하는 유도를 하는게 좋지 않았을까....싶은데...)
칭찬할만한 부분은 아무래도 연기.
그 대배우들을 다 모아놓고 포와로 빼고는 다들 분량이 한 명당 3~5분 미만이니 -_-;;;
그 안에 뿜어내야 하는 연기 실력들이 놀랄만한 수준. (물론 원작에서도 그랬지만
허바드 부인이나 맥퀸, 메리 더밴햄 등은 조금 더 분량이 주어지긴 합니다. 이쪽 배우들에게 푸쉬가 가겠죠.)
그 연기력을 뽑아내기 위해 개개인 취조 장면이나 회상 장면 등에서 줌업이 너무 많아 (얼굴만 화면에 가득차는 상황이
대략 20여분이라 상상해보세요...)
중반 이후부터는 눈이 좀 피로해질 수 있습니다. 정적인 분위기도 한몫하고...
(그걸 깨기 위해서 74년작과 달리 감독이 시도한 방법이란게-객차 밖에서 설원을 배경으로
가끔씩 따뜻한 차를 나누면서 하는 대화...였습니다. 하긴 밀폐된 객차 안에서만 카메라가
돌아가면 가뜩이나 숨 막히고 답답한데->설국 열차 같은 상황을 이해해보시면 되겠네요.
이건 나름 좀 참신했달까요. 근데 그 아이디어를 후반에 너무 과용한 감이 있어 오리지널 스토리나 74년작이 갖추었던
우아함을 좀 떨어뜨린거 같습니다. )
그 연기가 어떤 수준이냐면-
오리엔트 특급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범인이 누군지 아시겠지만,
범인이 아닌척 '연기'해야 하는 용의자를 배우가 '연기' 해야 하는거죠.
이게 특히나 오리엔트 특급이란 스토리에선 보통 어려운 수준이 아닌데,
포와로가 용의자들한테 유도 신문이나 압박 수사를 가하는 장면이 많거든요. 그거에 낚여서 용의자들이
단번에 태도나 감정 변화가 일어나는 씬이 무지하게 많은게 이 스토리입니다.
74년작에서는 그런 변화조차도 상당히 절제하면서 영국식의 고풍스런 느낌으로 각색해내었다면
이번엔 뭔가 대놓고 많이 드러나는 식입니다.
3,5분 안에 갑자기 뒤바뀌는 배우들의 억양, 눈빛, 시선처리 이런 것들을 볼만합니다.
(특히나 윌렘데포는 정말 분량 얼마 없는데, 거의 괴수급 연기가 나왔습니다.)
근데 역시 또 하나 케네스 브래너에게'만' 쪼금 아쉬운 연기가-
게르만식 억양 연기를 정적 분위기에선 되게 잘하다가, 그런 감정이 격해지거나 압박수사하는 상황에선
상당히 영국식 억양으로 돌아가버리는게.....티가 납니다;;;
자막이 아마 이런 것들을 보는 재미를 줄일 위험이 있습니다. 최대한 원어로 들으면서 느껴보시길.
안 그래도 이 열차에 탄 인물들의 출신지역, 신분, 계층이 제각각이라 (원래 아가사 크리스티 구성이 대체로 그렇지만)
이걸 느껴보라는게 이 소설의 백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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