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스나이더의 3시간 45분짜리 편집본이 있다는 루머와 함께 그것을 공개하라는 인터넷 청원이 진행 중이고
또 일부 삭제 장면이 유출됐었는데 (현재는 막혀있네요) 일개 관객인 제가 봐도 기가 막히더군요.
그 아까운 영상들을 쳐내고 달랑 2시간짜리 예고편을 내놨으니, 관객은 더욱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겠죠.
스나이더 감독의 DC 스튜디오와의 마찰과 딸의 죽음, 하차, 조스 웨던 감독의 긴급 투입을 감안하더라도
메인 감독의 입을 막고 수족을 잘라낸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건 심히 불쾌한 일입니다.
잘 알려진 사례로 리들리 스콧의 감독판과 한국 영화로는'내부자들'을 돌이켜보면 이병헌의 멋진 오프닝과
백윤식과의 짤막한 과거가 보태져서 작품이 훨씬 깔끔해졌죠.
많은 돈을 투자받아 제작되는 영화가 작품에 끼치는 악영향은 볼수록 안타깝습니다.
작년 개봉했던 '밀정'이나 올해 이준익감독의 '박열'의 후반부도 그렇게 봤는데요.
비록 잭 스나이더 감독이 내러티브에 크게 치중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하지만,
아시다시피 웅장한 서사는
절대
작은 분량으로 해결하기 힘든 영역입니다.
'반지의 제왕'이 왜 3부작이었고, '왕좌의 게임'이 왜 사람들의 찬양을 받는지
마블이 왜 그토록 많은 영화로 차곡차곡 솔로 히어로 무비를 쌓아 올리는지 DC는 명심해야 합니다.
배우 최민식이 했던 얘기가 어렴풋이 생각나는군요. "영화가 너무 짧다", "감독이 하고 싶었던 얘기를
3시간 됐건 4시간이 됐건 영화에서 다 했으면 좋겠다" 이런 뉘앙스로 기억하는데...
아무튼 감독이라는 자리는 정말 극한직업이구나 라는 사실을 또 다시 깨닫는군요.
(후방)
육덕의 마지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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