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거나 희귀 야생동물의 안식처, 청주동물원 가보니
2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 청주동물원 삵 방사훈련장에서 오른쪽 다리가 없는 암컷 삵 ‘긱스’가 경계하는 눈빛으로 다가오고 있다. 아래는 오른쪽 눈을 다친 암컷 말똥가리 ‘애꾸’.
충북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 청주동물원. 것대산(해발 484m) 자락에 자리 잡은 이곳은 연 관람객이 30만명 정도다.
보유동물은 116종 540마리가 전부다. 332종 2700마리를 보유한 서울동물원과 비교하면 소규모이다.
다른 동물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린·코끼리도 이곳엔 없다.
하지만 이 동물원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동물 두마리가 있다. 삵 ‘긱스’와 말똥가리 ‘애꾸’다.
2일 오후 청주동물원 삵 방사훈련장. 36㎡ 크기의 이곳은 야생훈련을 위해 일반인들의 관람이 제한된 곳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암컷 삵 3마리가 살고 있다.
“긱스야, 밥 먹자.” 김해민 사육사가 생닭을 들고 방사훈련장에 들어갔다.
세살짜리 암컷 삵 한마리가 잔뜩 경계하는 모습으로 절뚝거리며 나타났다.
주변을 살피던 삵은 기자가 다가가자 낯선 인기척에 놀란 듯 후다닥 자취를 감췄다.
이후 기자가 멀리 거리를 뒀고, 모습을 감췄던 삵은 다시 나타나 닭을 뜯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오른쪽 앞다리가 없었다.
김 사육사는 이 삵을 ‘긱스’라고 불렀다.
김 사육사는 “야생훈련을 하면 긱스는 풀어놓은 먹잇감을 독차지할 정도로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긱스’라는 이름도 왼발의 달인으로 불리는 축구선수 ‘라이언 긱스(Ryan Giggs)’처럼 재빠르다고 해 사육사들이 붙여줬다”고 말했다.
‘긱스’는 2015년 밀렵꾼의 올무에 오른쪽 앞 다리를 잃었다. 긱스를 구조한 야생동물구조센터는 안락사를 결정했다.
멸종위기종이라도 야생에 적응하지 못하면 안락사 대상이 된다.
‘애꾸’는 오른쪽 눈을 잃은 암컷 말똥가리다.
한쪽 눈으로 세상을 봐야 하는 탓에 원근감이 없어 높이 날지 못한다. 먹이활동도 불가능하다.
1997년 야생동물구조센터에 구조된 애꾸는 맹금류 방사장에서 사육사들의 관리를 받고 있다.
맹금류 방사장에는 애꾸를 위한 낮은 횟대가 있다. 사육사들은 잘 날지 못하는 애꾸가 안쓰러워 운동도 시키고 직접 먹이도 준다.
두 야생동물이 생활하고 있는 청주동물원은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지 외 보전기관’이다.
서식지가 아니더라도 번식과 보호를 위해 멸종위기 동물을 사육하고 연구할 수 있는 곳이다.
동물원에서는 서울동물원, 에버랜드, 청주동물원 세곳이 유일하게 인증을 받았다.
김정호 청주랜드관리사업소 진료사육팀장은 “과거에는 동물원의 역할이 전시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을 보호하고 번식시키는 것으로 역할이 바뀌었다”며 “앞으로도 멸종위기 또는 안락사 위기에 놓인 야생동물을 데려와 보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동물원은 삵 번식기가 다가오는 내년 봄 긱스를 대상으로 한 인공수정 실험에 나선다.
수컷 삵의 냉동 정자를 이용해 긱스를 인공수정한 뒤 임신시켜 새끼를 낳게 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실험이다.
만약 긱스의 새끼가 태어나면 야생적응 훈련을 거친 뒤 방사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다리가 없는 긱스는 자연적으로 임신이 힘든 상황”이라면서 “이번 시도가 성공한다면 멸종위기에 놓인 고양잇과 동물들의 개체수를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ttp://v.media.daum.net/v/20171102211136856
(연예인)
아이유 에스티로더,블랙야크
(6)
마법사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