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등록' 효과.. 단 10분 만에 실종 아들이 돌아왔다

지난 5일 오후 4시 20분쯤 경기 안산시의 한 파출소에 중국인 여성이 울먹이며 뛰어들어 왔다. 이 여성은 “20분 전에 다문화거리에서 아들을 잃어버렸다”며 “빨리 찾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아이는 사전에 지문 등록이 돼 있지 않아 사진과 인상착의만으로 수색을 해야 했다. 실종 지역 인근을 순찰 중인 6명의 경찰관이 현장에 투입돼 1시간 넘게 수색 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오후 5시 25분쯤 길거리에서 사진 속 아이 모습과 비슷하게 생긴 5세 남자아이를 발견하고, 엄마 품으로 돌려보냈다.

같은 날 오후 10시 45분쯤 같은 지역의 다른 파출소에 한 남성이 “부모를 잃어버린 것 같다”며 4세 남자아이 손을 잡고 찾아왔다. 경찰이 이 아이의 지문을 조회한 결과 지난해 9월 21일 등록이 돼 있었다. 경찰이 이 아이 부모에게 전화를 해 “아이를 보호하고 있다”고 알린 시간까지 10분도 채 안 걸렸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어린이날 연휴 기간 동안 18세 미만 실종 아동 신고 건수는 총 182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18명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이 기간 동안 실종된 8세 미만 미취학 아동 27명은 신고 당일 모두 발견됐다. 2016년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각각 19명, 24명의 미취학 아동이 실종됐다고 접수됐는데, 전부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찰이 실종된 아이를 찾는 데 걸린 시간은 지문 등록 여부에 따라 큰 차이가 났다. 올해 실종된 27명의 아이 중 지문이 등록된 아이 4명(14.8%)은 신고부터 발견까지 평균 23분이 걸렸다. 반면 지문이 등록되지 않은 23명은 경찰이 탐문 수색을 통해 발견하기까지 평균 66분이 소요됐다. 전남 진도에서는 지난 5일 실종 7시간 만인 오후 8시쯤 6세 여자아이를 발견하기도 했다. 어린이날 연휴 기간에는 경찰 인력이 수색에 총동원되기 때문에 발견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평소 같으면 발견 시간(지난해 평균 81.7시간)은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2012년 7월부터 18세 미만 아동 등에 대해 지문 등 사전 등록제도를 운영 중이다. 부모가 직접 경찰서를 찾거나 어린이집 등 보육 기관에서 대신 지문 등록을 한다. 2015년 말 사전 지문 등록 비율은 29.9%에서 지난해 말 40.2%까지 늘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아이들은 지문 등록이 돼 있지 않아 실종 시 ‘조기 발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