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이라던 '무상교복' 날개 달았다

정부가 경기 성남시와 용인시의 중·고등학생 무상교복 사업을 받아들였다. 박근혜 정부에서 불거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복지사업 갈등도 종지부를 찍게 됐다. 무상교복 사업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9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사회보장위원회를 열고 성남시와 용인시의 무상교복 지원사업에 대한 조정안을 확정했다. 중·고등학생 신입생 모두에게 교복을 무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사회보장위원회는 취약계층에 무상교복을 우선 지원하는 방안 등도 대안으로 검토했지만, 소득 구분을 두지 않는 조정안을 내놓았다. 성남시와 용인시가 요구했던 내용을 그대로 수용했다.

무상교복 사업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갈등을 빚은 사례다. 사회보장기본법은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변경할 때 복지부와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회보장위원회에서 조정한다.

성남시의 경우 2015년 8월 중학생 무상교복 사업 협의를 요청했다. 복지부는 당시 소득기준을 둬야 한다며 재협의를 통보했다. 성남시는 2016년 사업을 강행했고, 성남시를 관할하는 광역지자체인 경기도는 성남시를 대법원에 제소했다.

박근혜 정부는 성남시의 무상복지 사업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서울시의 청년수당 등도 같은 이유로 거부했다. 박근혜 정부 내내 이어졌던 갈등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풀렸다.

성남시는 지난해 기준으로 중학생 교복 구입비를 1인당 약 29만원 지원하고 있다. 무상교복 대상을 고등학교 신입생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시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용인시는 다음달부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무상교복 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용인시 역시 지원비를 1인당 약 29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앞으로 다른 지자체로 확산될 전망이다.

현재 복지부에 중·고등학생 무상교복 협의를 신청한 지자체는 성남시와 용인시를 제외하고도 8곳이다. 경기도에서만 광명시와, 과천시, 오산시, 안성시, 안양시가 신청했다. 전남 화순군과 인천 강화군, 강원 철원군도 무상교복을 추진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중앙정부 사업과 중복되거나 지역주민에게 과도한 재정부담을 초래하는 등의 경우에는 협의·조정제도의 취지를 살려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엔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