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느 초등학교.. 음악발표회에서 일하게 된적이 있습니다..
가까운 대학의 대강당을 대관해서.. 음향과 조명.. 중계팀을 따로 불러서 하더라구요..
소위 말하는 초 명문 초등학교중 하나였습니다.. 학비도 비싸고..
등 하교때는 외제차가 들락날락하고.. 뭐.. 그런 사립학교요..
처음에는 놀랬습니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악기를 배우는건 좋은건데..
오케스트라 파트를 보고.. 초등학교 학생들로 관현악을 이정도로 꾸릴수 있구나... (드럼, 팀파니는 다른분들이 와서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이틀동안 하루 9간정도 일하면서..(무대 세팅 및 리허설, 공연)
어쩌면 잔인하거나.. 몰상식하거나.. 어른들의 행태를 아이들에게 주입하는것 같아 보이는 몇몇 면이 있어서 글을써 봅니다..
1. 첼로 발표회 순서때 스무명정도가 1열로 앉아서 연주를 하고.. 콘덴서 마이크로 수음을해서 보내는 방식이였는데..
소리가 적게 올라오는 곳이 있어서 가서 봤더니..
첼로를 배운지 얼마 안되는 친구라.. 활에 테이핑을 해서.. 아무리 보잉을 해도 소리는 안나고 액션만 취하게.. 시켰더라구요..
초등학교 1,2학년정도 보이는 몇몇 아이들.. 근데 그걸 아이도 알고.. 아이 부모님도 알고..
아이는 시무룩하고.. 아이 아버지는 덩달아 기분이 안좋아보이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왜 이 발표회를 기획한 선생은.. 이런 보여주기식의 진행을 했을까요..
개인적으로 음악이라는 분야에서 왜 이렇게 폭력적인 방식의 진행이 나왔을까요.. 안타까웠습니다..
대한민국 어른들의 보여주기식 문화를.. 아이들에게 지시를 하고.. 아이들은.. 어쩌면 음악이라는걸 생각할때마다..
이런 추억들로 부정적인 시선이 될수도 있는데..
또한.. 명문초등학교.. 후에 언젠가 부와 명예 등등 세습을 받을 아이들이 있다면.. 그들은 이런 환경에서 자라서.. 이런 환경을 자신이 타인에게 강요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었구요.. 마음이 아팠습니다..
2. 중창.. 고학년들의중창인데.. 지도하는 선생님이.. 저한테 아이들이 모두 들리는 상황에서 말씀하시더라구요..
이쪽 남학생들은 변성기라 크게 부르지도 않을 뿐더러 음이 떨어져서 마이크를 댈 필요가 없다..
몇몇 잘하는 학생들에게 마이크를 대어달라..
뭐.. 발표회의 퀄리티가 좋아 보이는걸 원하는건 알겠습니다만..
그걸 저한테 와서 아이들이 듣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야기를 하는것도 아니고..
모두가 들리는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하는게 이해가 안됬습니다..
그리고.. 왜 초등학교 발표회에서..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았죠..
좋은 음악과 풍부한 소리를 듣고싶으면.. 시향 공연을 찾아가시면 되는데..
초등학교 발표회에서.. 그런걸 강요하는 모습이 너무 싫었습니다..
3. 공연도중에.. 선생님이 단 위..(위에서 떨어지는 현수막 뒤쪽이라.. 관객들에게는 안보임..)
까지 올라와서.. 학생에게 지시를 하더라구요..
1000석이 넘는 강당에서 조명을 받으며 발표를 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단위.. 관객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곳에 올라와서..
"틀렸잖아.. 업 다운 업 다운 " 이렇게 바이올린 보잉지시를 하더라구요..
딱봐도 초등학교 저학년.. 저 친구가 언제 이런 무대에 이런 공연을 해봤을까..
많아봐야 몇번 안될텐데.. 거기서 선생이 뒤에서 막 속사포처럼 말을하니..
한두번 활을 고쳐서 하다가.. 멘붕이 와서 결국 보잉을 멈추더라구요..
정말 꼴보기 싫었습니다..
더 많은 모습들을 보고.. 설마 이 학생들이 매일 매순간 그런 환경에서 교육을 받는지에 대해..
궁금하며 걱정도 되었지만.. 저 또한 어쩔 방법도 없는 스쳐가는 사람이였기에
아무말 못하고 지켜만 봤네요..
어쨌든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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