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 키보드 AS 신청하느라 스위스 본사 상담사와 14분 통화

로지텍  키보드 가 고장나서 A/S 를 신청했습니다. 여태 A/S 받으면서 이렇게 ㅎㄷㄷ 한 경험은 처음입니다.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한국의 센터로 전화를 하니 일단, 스위스본사 국제전화번호 007986018207 를 알려주며 거기에서 접수하라고 하더라구요.

전화를 하였더니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줄 아는 여자가 전화를 받아 A/S 진행을 해주었습니다. 한국어를 잘 하긴 하는데, 억양이 외국인 발음이 나서 가끔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문장 구사나 대화방식도 우리나라사람 처럼 아주 매끄럽지 않은게 딱 봐도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외국인이더라고요. 아마도 한국가정에서 태어난 이민자 출신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양해를 구하고 따로 물어보니 스위스본사에 소속된 상담사가 맞다고 하더라구요. .

빨리빨리를 요구하는 우리나라 A/S 방식과는 달리 무려 14분 동안 통화를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외국처럼 하나 하나 규정대로 이것저것 묻고, 메뉴얼대로 진행방향을 읽어주느라, 정말 답답할 정도로 A/S 진행을 하더라고요. 

성질급한 우리나라에서 저렇게 A/S 진행했다간 욕을 바가지로 먹을 뿐만 아니라, 상담시간도 너무 길어져서 센터에서 감당이 안 될텐데, 정말 길고도 여유있게 꼼꼼히 상담을 하더군요.

결국엔 서울 강동구에 있는 센터로 제품을 구매영수증과 함께 보내면 처리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친절히 상담해 주어서 고맙다고 칭찬을 하니, 웃는게 딱 외국인 스타일이더군요. 우리나라 상담사들은 그냥 조용히 감사합니다 하고 말지만 그 여자 상담사는 아주 호탕하게 웃더군요. 기분이 좋았는지 묻지도 않은 다른 것들도 일일히 친절히 알려주고요.

2년전에도 윈도우7의 절전모드가 자꾸 풀려서 마우스 때문인것 같다고 로지텍 스위스 본사 홈페이지에 기술지원 요청을 하니, 며칠 후에 남자상담사로 부터 전화가 오는것이었습니다. 

그 남자는 한국어를 너무 유창하게 하던 사람이어서 한국센터 직원인줄 알았는데, 상담방법을 보니 얼마나 꼼꼼한지 아마 그 사람도 스위스 본사에서 교육받은 상담사 인 것 같았습니다. 윈도우7의 설정방법에 대해서 플랜 A로 진행을 했는데, 안되자 플랜B 로 지시해 주는데, 아마도 로지텍 A/S 메뉴얼이 있어서 그것에 맞게 상담하는것 같더라고요.

로지텍 A/S 가 좋다 안 좋다를 떠나서 너무 인상적인 체험이었습니다. 007로 시작하는 국제전화를 정확히 14분간 했는데, 국제통화료가 나오는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한국어가 살짝 서툰 여자상담사가 열심히 A/S 상담해준 것은 오랫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성능은 좋지만 툭하면 잘 망가지는 로지텍 제품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A/S 방식은 답답한 걸 떠나 아주 인상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