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708210600015&code=920501
[‘탈원전’의 길 찾기]국회 ‘핵연료·폐기물세’ 논의…타 에너지원과 형평성에 무게
이효상 기자 [email protected]
그간 비과세 혜택을 누린 원자력발전에 세금을 물리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다른 발전소처럼 연료에 세금을 부과하거나 핵연료세를 신설하는 안, 사용후핵연료 관리 부담금을 원전 사업자에게 물리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세제 개편이 이뤄지면 원전이 저렴한 에너지원이라는 인식도 바뀔 수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논의되는 안은 ‘핵연료세’ 신설이다. 원전이 위치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다른 발전원과 달리 연료에 과세하지 않는 원전의 핵연료에 지방세를 부과해 지방세수를 확충한다는 것이다. 화력발전소의 경우 연료인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국세인 개별소비세를 물리고 있다. 현재 유연탄에는 ㎏당 36원, LNG에는 ㎏당 60원의 개소세가 부과된다. 원전은 연료세 대신 발전소 주변 지역에 지역발전시설세를 내고 있다. 원전에는 ㎾h당 1원이 부과되는 반면, LNG복합화력과 석탄화력에는 각각 ㎾h당 0.3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전력생산 단위당 세금 부담은 원전이 제일 적다. 1㎾h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발생하는 부담금은 원전이 11.7원으로 가장 적고 유연탄(12.24원), LNG(13.22원) 순으로 높아진다.
이에 원전 연료에도 세금을 부과해 다른 에너지원과 형평을 맞추되, 국세가 아닌 지방세를 부과해 원전 주변 지역의 세수를 확충한다는 게 핵연료세의 기본 개념이다. 국회에서는 이미 법안이 발의돼 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의원 시절인 지난해 10월 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원전 주변 지역의 안전 대책 마련 비용 확보 차원으로 지방세에 핵연료세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세율은 원자로에 들어가는 핵연료 가격의 10%다. 일본의 경우엔 핵연료세를 1976년부터 지방세로 부과했다. 핵연료 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는데, 세율은 통상 10~13% 수준이다.
이 밖에 핵폐기물에 세금을 물리자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는 사용후핵연료의 저장이나 처분에 과세하는 제도가 없다. 사용후핵연료는 안전한 전용 처리시설에 보관해야 하지만 현재 처리시설이 미비해 원전 내에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사용후핵연료 영구 저장시설 부지 물색에 실패해 고선량의 방사선을 내뿜는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부지 내에 영구 방치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 이에 국회에서는 원전 사업자가 방사성 폐기물을 저장하는 경우 방폐물 보관지역에 지역자원시설세를 추가로 납부하도록 하는 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여러 건 발의된 상태다.
발전단가 균등화를 꾀하는 법안도 있다. 김 장관이 지난해 10월 발의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원전 사고에 대비하고 원전 주변 지역 주민을 지원하기 위해 전력 구매금액의 5%를 원자력이용부담금으로 부과하는 안을 담고 있다. 전력 판매사업자인 한전이 매년 5000억원 이상을 추가 부담하게 돼 발전단가 균등화로 가는 길을 한 걸음 앞당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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