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가 집필한 호모 사피엔스라는 책을 보면 회사에 관한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회사 이름의 영속성에 관한 내용이다. 기업은 과연 누구 것인가? 시간이 흐르면 주주도 바뀌고 사장도 바뀌고 임원진도 바뀐다. 근로자도 바뀌는데 GM은 세계 어딜 가나 GM이고 벤츠는 어딜 가나 벤츠다. 바뀌지 않는 건 기업 그 자체다. 책에서는 호모 사피엔스의 상상력과 가상의 것을 지켜내는 힘이 지금의 문명을 이룬 원천 중에 하나라고 말한다.
브랜드는 변화를 통해서 언제나 새로운 느낌을 준다.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회사가 매년 상품성을 보완한 신차를 통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유지하고 판매 점유율을 넓히기를 원한다. 매년 새로워지는 자동차 덕분에 브랜드는 나이 들지 않는다. 전기차가 더 많아져도 마찬가지다. 오직 운전석에 앉아 있는 사람과 그 자동차만 나이를 먹을 뿐이다. 기술이 발전해서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차가 개발되는 것도 중요한 문제지만, 구매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으로 가격을 빼놓을 수 없다. 돈은 나이 들지 않지만 가치가 조금씩 떨어진다.
쉐보레 캡티바는 윈스톰에게 계보를 이어받았다. 문제라고 한다면 그 계보를 말 그대로 잇기만 했고 캡티바로서 독자적인 길을 걷지 않았다는 점이다. 2006년에 윈스톰이 출시된 이후로 3번의 마이너체인지만 거쳤고 풀체인지가 없었다. 작년인 2017년 말에 부평공장에서의 생산을 중단했다. 옵션 추가 없이 트림가격으로 디젤엔진 모델이 2,809~3,344만원이다. 직렬 4기통에 2리터 엔진에 과급방식은 싱글터보다.
10년 전 모델인 윈스톰 2008년형도 디젤엔진 모델만 있으며 트림 가격대는 2,047~3,028만원이다. 2리터의 4기통 엔진이 들어갔다. 가장 최근 모델인 2018년형과 비교해 트림 기준으로 최저가격은 37.2%P가 올랐으며 최고가격은 10.4%P가 올랐다.
경차 시장의 삼대산맥은 모닝, 레이 그리고 스파크다. 스파크가 올해 1월~10월 판매량 기준으로 경차 시장에서 18.3%의 점유율을 가진다. 판매량은 3만대가 조금 넘는다. 2019년형의 트림 가격대는 972~1,508만원이다. 자동차관리법상 경차 배기량이 1,000cc가 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999cc로 세팅되어 판매된다. 직렬 3기통 자연흡기 가솔린엔진이 들어가며 트림에 따라 변속기는 수동과 경형 CVT으로 나뉜다.
스파크는 2007년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되었고, 양산모델은 2009년에 판매가 시작됐다. 우리나라에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GM대우의 김태완 부사장이 이끄는 디자인 팀에서 자체적으로 디자인 설계를 했다고. 이름은 2011년에 한국GM을 런칭하면서 쉐보레 스파크로 바뀌었다. 2010년형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가솔린모델과 LPG모델 두 가지가 있었다. 둘 다 1리터 엔진. 트림 기준 가격대는 810~1,226만원이다. 2019년형과 비교하면 트림기준으로 최저가격은 20%P가 올랐고, 최고가격은 23%P가 상승했다.
한때 인기가 좋았던 적이 있었다. 가격 정책과 변속기 문제가 없었다면 더 많은 판매량을 보여줬을 테지만, 누구 말처럼 역사에 '만약'이라는 전제는 의미가 없다. 준중형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매니아와 입지를 갖고 있던 크루즈는 2018년 5월 31일 한국GM 군상공장이 폐쇄되면서 단종됐다. 신규 생산은 2018년 2월이 마지막. 2017년형 쉐보레 크루즈의 트림기준 가격대는 1.4리터 가솔린터보 모델이 1,660~2,307만원, 1.6리터 디젤모델이 2,209~2,512만원이다.
크루즈의 시작은 라세티 프리미어다. 크루즈 1세대는 개발코드명 'J300'으로 시작했는데 한국에서 출시할 때 라세티 프리미어였다. 2011년에 크루즈로 바뀌었다. 1세대 크루즈는 GM의 델타2 플랫폼을 기반했고 한국지엠이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었으며 독일의 오펠에서 기술지원을 했다. 트림기준 가격대는 1.6리터 가솔린엔진 모델이 1,155~1,775만원, 2.0리터 디젤모델이 1,545~2,022만원이다. 2017년형과 비교하면 트림기준으로 가솔린모델은 최저가격이 43.7%P, 최고가격이 29.9%P가 올랐다. 디젤모델은 트림기준으로 최저가격이 42%P, 최고가격이 24%P가 상승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쉐보레의 라인업 중 중형차 세단을 맡고 있는 말리부는 2011년에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했다. 본 고장인 미국에서는 역사가 꽤 깊다. 역사만큼 판매량도 많아서 전세계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했었다. 현재는 우리나라에 9세대까지 들어와 있는 상태다. 최근에 3기통 1.35리터 터보 모델이 추가됐다. 트림기준 가격대는 2,345~3,210만원이다. 1.6리터 디젤 싱글터보 모델은 트림기준 2,936~3,195만원이며 2.0리터 가솔린 싱글터보 모델은 3,022~3,279만원이다.
2012년 형 말리부가 우리나라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차종이다. 모델은 2.0리터 가솔린 모델과 2.4리터 가솔린 모델이 있었다. 디젤 모델은 당시에 없었다. 말리부 2.0리터 가솔린 모델은 트림기준 2,195~2,936만원이었고 2.4리터 가솔린 모델은 3,110만원. 비교할 모델은 2.0리터 가솔린 모델뿐이다. 2019년형과의 차이는 최저가격이 37%P가, 최고가격은 11.6%P가 올랐다. 과급방식이 다른데, 2012년형은 자연흡기이며 2019년형은 싱글터보다.
한국지엠의 군상공장이 폐쇄되면서 올란도는 단종됐다. 공장은 중국으로 옮겨졌고 상하이GM에서 얼마 전에 신형 올란도가 출시됐다. 이전의 다소 투박한 느낌은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다. 우리나라에서 봤던 올란도는 이제 우리 가슴에만 남아있게 됐다. 지금 판매 중인 올란도는 2018년형이다. 2.0리터 자연흡기 LPG 모델과 1.6리터 싱글터보 디젤 모델이 있다. LPG 모델은 트림기준으로 2,118~2,669만원이며 디젤모델은 2,361~2,916만원이다.
GM대우 내부에서 MPV7이라는 코드네임으로 불렸고 GM대우의 브랜드로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2011년 3월부터 GM대우가 한국GM으로 사명을 바꾸고 쉐보레로 브랜드 이름을 바꾸면서 쉐보레 올란도로 출시됐다. 한국에서 쉐보레 브랜드로 처음 출시된 모델이었다. 크루즈와 같은 GM의 델타2 전륜구동 플랫폼으로 만들어졌다. 모델은 LPG 모델과 디젤 모델이 있었다.
트림기준으로 2.0리터 LPG 모델은 1,891~2,271만원, 2.0디젤 모델은 2,123~2,463만원이다. 디젤모델에 사용된 2.0 VCDi 엔진은 과급방식이 터보다. 2018년형과 비교하면 LPG모델은 실린더 크기가 2.0리터로 변함 없고 디젤 모델은 2.0리터에서 1.6리터로 줄어들어 다운사이징 추세를 그대로 따랐다. 트림기준으로 LPG모델은 최저가격이 12%P, 최고가격은 17%P 올랐다. 디젤모델은 최저가격이 11.2%P, 최고가격은 18.3%P가 올랐다.
카마로는 2007년에 개봉한 트랜스포머에서 멋지게 등장했다. 2010년에 공식으로 부활했을 때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과 거의 비슷한 외관 디자인을 가졌다. 현대차의 이상엽 전무가 이 5세대 쉐보레 카마로를 디자인했다고. 부분 변경 모델인 2019년형 더뉴 카마로 SS가 출시됐다. V8 6.2리터 가솔린 엔진이 들어가며 과급방식은 자연흡기다. 단일트림으로 가격은 5,428만원이다.
영화관에서 감탄을 자아냈던 카마로는 2011년에 스크린을 그대로 뚫고 나온 듯한 모습이었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은 범블비라고 부르기도 했다. 당시에 관세 등을 고려해도 현지보다 비싼 가격 때문에 일부 소비자가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노란색의 아름다운 차체에는 V6 3.6리터 가솔린엔진이 들어갔다. 가격은 트림기준으로 4,700~4,800만원이다. 2019년형과 비교하면 트림기준으로 최소 11%~13%P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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