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로드 & 데블랑 과 내 친구 "경상도 사나이"

내 친구는 사나이다.

아주 아주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다!

오로지 낮에는 일 하고, 밤에는 술 마시며 부부가 함께 열혈강호 게임만 하다가 하루를 마감한다.

그런 친구가 한달전 새로운 세상을 만나버렸다.

-장르소설-

컴퓨터가 고장나서 대여점에 만화 빌려본다고 추천 해달라고 해서 만화 대신 장르소설을 추천해 주었다.

별 생각없이 친구의 유일한 취미가 술과 게임이기에 이왕이면 진입장벽이 낮도록 "달빛 조각사"를 이야기 해주었고,난 바로 후회를 했다.

나도 따라가다가 포기한 작품을 ... 얼마전 연락이 왔다. 친구는 대만족 이란다. 너무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고, 다른 작품도 골라 달란다. 대신 짧은걸로.

그냥 생각난게 몇일전 이토 게시판에 슬픈 소설에 대한 댓글중 "데로드 앤 데블랑"이 생각나서 게임은 아니지만 칼쌈도 하고 잼날거라고 말해주었는데...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 말도 별로없고 감정표현도 그다지 없는 내친구. 부모님 "장지"에서조차 감정표현에 서툴러 눈물 한번 보이지 않던 놈이...

오늘 전화로 "고맙다고 재밌는 소설 덕분에 원없이 울었다고" 이런다.

나이를 좀 먹었다고 여성호르몬이 나와서 변한건지, 눈물이라는 단어와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내친구가 울었단다.

그것도 장르소설을 읽고...

흠... 친구는 닮아간다고 나를 닮아 가는건가? 나도 꺽꺽대고 울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울었으니 다음은 맘껏 웃어보라고 "강철의 열제"를 추천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