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두명의 경찰 아저씨들의 안내를 받으며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 아저씨중 한명은 할머니를 보시더니
"꽃분씨!
여기 어떻게 오셨어?
나보러 온거에요?"
"응!
우리 잘생긴 현철이 오빠 보러왔지!"
라고 하셨다.
내가 현철이 오빠 아니였나?
난 잠시나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할머니를 의자에 앉히고 바로 보호자분께 연락을 하셨고 얼마후 경찰서에 할머니의 아들과 며느리로
보이시는 두분이 들어 오셔서 우리들에게 고맙단 인사를 전하시고 할머니를 모시고 가려고할때
여학생은 갑자기 할머니를 꼭 안아 드리며
"꽃분이 할머니 몸건강히 오래 사셔야 해요!"
"이년이!
벽에 똥칠할때까지 살거다."
하시며 우리들에게 손을 흔드시며 경찰서를 떠나셨고 의자에 앉아있던 꼬마를 불러 메고 있던 가방을
보고 유치원에 전화를 걸어서 어렵게 보호자인 아버지와 연락을 하셨다.
우린 그 모습을 보고 아무말 없이 서로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나와 여학생은 왜 계속 메고 있던 그 가방을 처음부터 까맣게 잊고 있었을까?
그럼 이렇게 고생하지 않았을텐데...
뒤늦게 꼬마의 아버지는 허겁지겁 뛰어 오셨고 경찰들에게 고맙단 인사를 하고 나와 여핵생을 밖으로
불러 꼬마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다.
사실 엄마가 어릴적 하늘나라로 갔는데 아이에게는 멀리 여행을 갔다고만 말했다고 하시며 일을 하러
나간 사이에 이렇게 혼자 집을 나갈줄은 몰랐다면서 오늘 무사히 아들을 데리고 있어줘서 정말 고맙다며
인사를 하시고 경찰들에게 자신이 책임지고 집으로 귀가 시키겠다고 약서를 쓰고 오시겠다면서 안으로
들어가 나오시면서 저녁 안먹었으면 같이 먹자고 하셨다.
우리 둘은 아저씨의 용달차를 탔고 꼬마는 지쳤는지 바로 잠들어 버렸다.
얼마가지 않아서 길가에 위치한 중국집이 보이자 차를 세우셨고 중국집 안으로 들어갔다.
배고픔에 짜장면을 허겁지겁 맛있게 먹고 우리에게 집까지 태워 주겠다고 하셨지만 이렇게
저녁을 사주신것도 고맙고 감사하다며 인사하고 근처 버스정류장에 내려 달라고 했다.
그렇게 버스 정류장에서 내렸고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라고 인사한뒤 정류장 의자에 앉아 버스를 기다렸다.
그때 우리는 서로 아무말도 없었다.
한참의 침묵이 흘렀고 저 멀리서 버스 불빛이 보이자 여학생은 일어서며 고개를 숙인채
신발을 땅바닥에 끌며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아까 부모님 이야기 하셨을때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서 죄송해요.
사실 부모님께서 이혼을 하시려고 해서 학교도 가기싫고 오늘 무작정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싶었어요."
그 말을 듣고 어떤 위로의 말을 해줄까 심각하게 생각하던중 버스는 내마음도 모른채 어느세
정류장에 도착했고 여학생은 고개를 숙이며 아무말 없이 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랐고 야속한
버스는 나 혼자 남겨두고 멀리 사라져 갔다.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단한번도 우리들은 서로 마주치지 못했지만 항상 잘지내고 있을거라 믿고
그때의 기억을 나처럼 잊지 않을것이라 생각한다.
누군가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여행이 있었는지 묻는다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이야기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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