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미래의 사건에 대한 토막정보가 눈 앞에 떠오르는 주인공이
그 정보를 활용해서 대박 또 대박을 치는 매우 흔한 이능기업물입니다.
가볍게 보기엔 괜찮은 것 같네요.
현실정치적 면이라던가... 진지하게 따지고 들면 좀 거시기한 부분이 있긴 할 것 같은데
저는 장르물에서 그렇게까지 심각해지는 성격은 아니라.
주인공이 적당히 개념있고 적당히 욕심도 있어서 무난하게 받아들여질 만한 캐릭이고,
느슨한 성격에 4차원+오타쿠인 주인공 친구와의 우정도 그럭저럭 정감있고,
이능이 아주 큰 역할을 하긴 해도 발동빈도가 낮아서
거기에만 의존한다는 느낌은 또 아니고... 잔가지 없이 스피디하게 가는 것도 맘에 드네요.
물론 마음에 안 드는 점도 몇 가지 있는데... 언급할 만한 건 세 가지 정도.
우선 이능의 힘을 빌어 우량 스타트업에 대량 투자한 건 좋은데
그게 '돈 많이 벌었다'로 끝날 뿐 후속묘사가 거의 없다는 점.
이건 좀 아쉽다 수준이라 크게 문제는 아닌데...
여자 둘 사이에서 양다리성 썸을 탄다는 점. 이게 좀 거슬리네요.
하나는 부자 아빠 둔 귀여운 후배, 또 하나는 미모의 혼혈 변호사.
이런 삼각관계가 매력적으로 그려졌다면 적당한 긴장감과 흐뭇함이 조성되었을 테지만
라노벨에 흔히 나오는 연애둔감 주인공이 양쪽으로 간 보는 더럽게 진부하고 철지난 전개라서
차라리 후다닥 한쪽과 맺어져서 연애단계로 진입하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무지 호감을 보이는 이유를 알 수 없는 후배보다는, 동고동락하며 가까워진 변호사가 그나마 제 취향이네요)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원한과 연계해서
특정기업과 얽히는 에피소드가 갈수록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는 겁니다.
아버지 원한 갚는 건 좋은데 스토리가 자꾸 거기에만 매몰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네요.
아직은 위험수위까진 아닌데 다음, 다다음 에피소드도 은성차 은성차 노래를 부르면
진지하게 하차를 고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작위적인 전개는 제가 가장 싫어하는 거라.
어쨌든... 네이버북스에서 오또쿠 해주길래 한편씩 보다가
감질맛 나서 어제 전편구매하고 쭉 읽었는데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일단은 이대로 따라갈 것 같네요.
전개속도가 너무 빠르다보니 얼마나 분량을 뽑아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할 거 없으면 유럽에도 투자하고 아프리카에도 투자하고 우주에도 투자하고 하면서
어떻게든 분량이야 늘릴 수 있겠죠 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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