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믿고보는 건 아니지만 적당히(?) 믿고보는 김재한님의 신작이죠.
어제까지 딱 네 권 분량 쌓였길래 전권결제하고 한 번에 끝까지 달렸습니다.
언뜻 봐서는 평범한 레이드 현판에 귀환물 설정이지만 그래도 재밌네요.
깔끔한 액션에 과도하지 않은 사이다, 스피디한 전개.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알맹이는 산전수전공중전 다 겪은 베테랑인 주인공이
자기 얕보고 갑질하려는 놈들 역으로 쳐바르는 게 쏠쏠한 재미를 주네요.
이런 건 어떻게 그려내냐에 따라 느낌이 확 다른 법인데
실탄님이 사람들 앞에서 상대 얼굴에 물뿌리고 찰지게 싸대기 올려붙이는 아침드라마식으로 쓴다면
김재한님은 딱 액션영화에서 깝죽대는 악당 죽탱이를 날리고 이빨 털어버린 다음 씩 웃는 느낌이랄까.
초반엔 전작 성먹자의 형운처럼 주인공 느낌이 영 밍밍해서 걱정을 했는데
조금 더 읽어보니 자기 색도 있고 성깔도 있어서 점점 더 마음에 들더군요.
엄청 매력적이고 깊이있는 인물은 아닐지 몰라도 기분좋게 따라갈 만한 캐릭터이긴 한 듯.
잘 보면 엄청 이기적이고, 한 치의 손해도 보지 않으려 하고, 먼치킨급 무력으로 갑질도 하고,
어떻게 보면 사이다만 퍼먹이는 양판 주인공과 다를 게 없는 것 같은데도
찌질하고 째째하다는 느낌은 없고,
날카롭게 날이 서 있지만 자기가 그은 선을 지키려고 노력한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확실히 요즘 트렌드에 맞추려 한 느낌은 드는데,
그렇다고 아주 많이 타협을 한 건 아니고 인기소재 몇 개 버무린 다음 자기 스타일로 맛을 냈네요.
개인적으로는 성먹자 초반부보다 몇 배 더 나았고(저는 너무 지루했어요 ㅎㅎ)
적어도 결제한 돈이 아깝지는 않더군요.
아직은 중반부인 듯하니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요.
한가지 아쉬운 점은 여전히 히로인들의 매력이 별로라는 거.
그나마 성먹자나 폭염의 용제에서는 꼬리달린 애들의 매력으로 커버쳤는데
이번엔 현판이라 꼬리를 못 달아서 그런가 나오는 애들마다 영 밋밋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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